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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늘 에 쓰 는 편 지

그리운 마음을 담은 편지는 위로와 안식을 찾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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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24-01-13

안녕, 여보! 

 

잘 있었어?

 

작년 이날, 여보가 하늘로 떠나고 벌써 시간이 일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애기는 학교에 입학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피겨도 배우기 시작하고 바쁜 시간을 보냈어.

 

나도 휴직하고 애기 쫒아다니느라 정신없는 한해였네.

 

 

 

애기 크는거 보고 있으면 여보가 참 많이 생각나.

 

같이 애기 키우면서 오손도손 살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서.......

 

 

그런데 참 신기한게, 

 

난 아직도 당신이 하늘로 떠났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한달에 한번, 봉안당에 찾아가서 사진도 보고 유골함도 보는데 왜 나는 아직도 당신이 그냥 긴 출장을 떠난 것만 같은지.........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더라고.

 

우리 미국에서 같이 있었을때처럼 여보는 그냥 다시 긴 유학중인걸로. 아니면 그냥 일하는걸로.

 

너무 바빠서 연락이 안되는 것처럼 그렇게 살려고 해.

 

그래야 살아지더라고. 안 그러면 술만 마시게 되고 잠도 안오고 어떤 날은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하다가 어떤 날은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고 그랬거든.

 

 

 

 

상담도 받고 병원도 다니고 

 

주변에 가족들도 도와주고 친구들도 신경써주고 상담쌤도 병원 의사쌤도 나 많이 걱정되시나 보더라~ 신경 많이 써주셔. 다행이지~ 주변에 좋은 분들 많아서.

 

 

 

그런데 있잖아, 

 

나 옛날에는 죽는게 엄청 무섭다고 죽기 싫다고 여보한테 그랬었는데

 

이제는 죽으면 여보를 볼 수 있나 싶다. 그래서 죽으면 여보가 마중 나오겠지 싶어, 나는 반려동물을 안 키웠으니 당신이 나와 있겠지?

 

 

웃으면서 여보를 보려면 내가 애 키우면서 열심히 살아야겠지.

 

죽을 각오로 살아봐야겠지.

 

 

딱 애기가 나처럼 시집가서 손녀손자 낳으면, 그 애들 다 봐주고 갈게.

 

 

일년이 이렇게 살아진것처럼, 그렇게 한 사십년 살면 되겠지.

 

 

 

그때까지 하늘에서 나도 지켜주고 애기도 지켜주라.

 

 

내일도 힘내서 살아갈게. 봉안당에서 만나..........

 

매일매일 여전히 사랑해. 

 

보고싶다, 정말 많이.